2014년 4월16일 오전 9시 40분 침몰하는 배에서 도주하기 직전 세월호 선원의 마지막 목소리가 공개됐다. 배가 기울어져 침몰하고 있을 때 세월호와 교신을 유지한 곳은 진도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한겨레21>이 참여한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은 제주 운항관리실도 세월호와 교신을 유지했고 1등 항해사 신정훈이 9시 40분 “승객이 450명이라서 경비정 한 척으로는 (구조가) 부족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처음 확인했다.
세월호가 외부와 나눈 마지막 교신이었다. 이 내용은 재판과 검찰 수사, 감사원 조사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교신 직후인 9시 45분 갑판부 선원 등 10명이 세월호 조타실에서 탈출했다. 당시 세월호 선내에서는 “현재 위치에서 안전하게 기다리시고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제주 운항관리실 세월호, 세월호, 해운제주 감도 있습니까?
세월호 네, 세월호입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혹시 경비정, P정 경비정 도착했나요?
세월호 네, 경비정 한 척 도착했습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네, 현재 진행 상황 좀 말씀해주세요.
세월호 네, 뭐라고요?
제주 운항관리실 (다른 담당자 전화 바꿔 받음) 네, ○○님 현재 진행 상황 좀 말씀해주세요.
세월호 네, 경비정 한 척 도착해서 지금 구조 작업 하고 있습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예, 지금 P정이 계류했습니까?
세월호 네, 지금 경비정 옆에 와 있습니다. 그러고 지금 승객이 450명이라서 지금 경비정 이거 한 척으로는 부족할 것 같고, 추가적으로 구조를 하러 와야 될 것 같습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네, 잘 알았습니다. 지금 선체는 기울지 않고 있죠?
세월호 (대답 없음)
마지막 교신을 통해 세월호 선원들이 조타실에서 승객에 대한 퇴선 명령 없이 도주한 이유가 드러났다. 승객들에게 퇴선을 명령하면 선원들의 탈출 순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데 사고 현장에 도착한 100톤급 경비정은 선원을 합쳐 “총인원 약 500명 정도”를 구하는 게 불가능해보였다. 구명뗏목도 터트리지 못한 상황에서 조타실에 있는 갑판부 선원 등 10명 가운데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3명뿐이었다. “당시 상황으로 보았을 때 만약 승객들과 선원들이 한꺼번에 바다로 뛰어든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못한 선원들 가운데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었다.” “매우 위험”했고 “죽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2014년 5월8일 신정훈 6회 피의자신문조서) 승객들이 바다로 먼저 탈출해 자신들의 ‘구조’되는 기회가 사라지지 않도록 세월호 선원들은 퇴선 명령 없이 소형 경비정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세월호 선장에게만 살인죄를 인정했다. 다른 갑판부 선원들에게는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호 선장뿐 아니라 다른 선원들까지도 승객을 버리고 도주한 책임을 무겁게 물을 수 있는 진실의 한 조각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허핑턴포스트 ' 세월호 마지막 교신서 퇴선 명령 안한 이유 나왔다.'2016.3.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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