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학을 지성의 상아탑이라고도 하고, 지식의 보고라고 한다. 그런데 그 대학이 만일 지성을 잃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무늬만 대학이며, 빈 깡통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대학가에서 일어나는 반지성, 반인격적인 일들을 보면서 대학의 정체성이 점점 퇴락하고 있는 것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일들이 꽤 오랜 시간 아무런 비판없이 전통이라는 미명 아래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동아대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한다며 고사를 지낸후 학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리는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나돌았고, 신입생 환영회가 무당굿하며 액땜하는 자리냐는 비판이 일었다. 그런데 이런 신입생 환영회가 원광대에서도 일어났고, 이런 행사가 많은 대학에서 자행되고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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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들을 모아놓고 막걸리를 뿌려대는 선배들(원광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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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학생들은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한 후 맥주를 뿌려대는 장면을 생각하고 한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맞는 사람들은 그런 기쁨보다는 수치심과 옷을 버리면 어떡하나, 냄새가 지워지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그런 걱정이 앞섰을 것이다. |
위 사진과 글이 인터넷에 올려지자 해당학과 학생인지 모르지만, 이 사진을 유출한 제보자를 찾는다며, 사진을 유출한 사람의 신상을 알려달라 하였고, 또 인터넷 게시자에게 글과 사진을 내려줄 것을 부탁하며, 이를 위해 돈으로 매수하려고 까지 하였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행한 일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왜 그렇게 비난받는 것인지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고, 그저 지금 현상만 덮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이들이 지성의 상아탑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인지 의구심마저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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