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6일 일요일

[세월호 진실] 세월호의 급변침 의혹과 고의 침몰설


2014년 10월6일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를 보면, 4월16일 아침 8시48분께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부근에서 배가 급변침한 것이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원인으로 나온다. 

조타수가 ‘실수로’ 배를 과도하게 틀었고 이로 인해 배가 기울면서 제대로 묶여 있지 않았던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려 배가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8시48분’이라는 사고 발생 시각부터 ‘단순 실수’라는 급변침의 이유에 이르기까지 침몰 원인에 대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믿기에는 이상한 점이 적지 않다.



 
정확한 사고 시각에 대한 의문은 생존자들의 증언에서부터 시작한다. 조타수가 급변침을 한 8시48분 이전부터 배가 기우는 것을 느꼈다는 세월호 생존자들의 증언이 많다. 생존자 이종섭(50)씨는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8시 조금 넘어 배가 갑자기 기울었다”고 했다. 당황한 이씨가 밖으로 나와 친구에게 전화를 한 시간은 8시43분이었다. 기관실 승무원 전아무개(61)씨도 “사고 당일 오전 7시40분쯤 일지를 쓰는데,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 창문이 박살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사고 당시 정부 및 관련 기관의 공문에도 사고 발생 시각은 제각각으로 적혔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은 사고 발생 시각을 8시30분으로 적었고, 진도군청 상황실은 8시25분으로 기록했다. 단원고 상황판에는 사고 시각이 8시10분, 해운조합 해양사고보고서의 시각은 8시 정각이었다.
 
이러한 기록들은 8시48분보다 이른 시각에 세월호의 침몰이 시작됐거나, 적어도 그 이전부터 사고 징후가 나타났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각을 알아내는 일은 직접적인 침몰의 원인, 즉 급변침의 이유를 찾아내는 것과도 연결돼 있다.
 
검찰은 급변침의 원인을 ‘조타수의 조타 미숙’으로 결론지었다. 그런데 조타수 조아무개(56)씨는 ‘조타 미숙’을 부정하고 있다. 조씨의 변호인은 지난해 7월 <한겨레21>과의 통화에서 “3등 항해사가 ‘140도로 우현 변침’을 지시해 이를 따랐다. 그러나 배가 143도까지 오른쪽으로 가 왼쪽으로 3도가량 타를 돌렸으나 오른쪽으로 진행이 계속됐다. 이를 막고자 왼쪽으로 5도가량 타를 돌렸으나 소용이 없었다. 타를 잘못 돌린 사실이 없다”고 했다. 급변침의 원인으로 ‘조타 미숙’이 아닌 ‘조타기 결함’을 지목한 것이다.
 
그런데 조타기 결함 가능성과 관련해 해양안전심판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특별조사 보고서’에서 “관련 선원들의 진술이나 설비업체의 자문 등을 종합하면 사고 발생 당시 세월호의 조타 설비에는 문제점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만든 김지영 감독은 지난해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세월호의 항적을 분석한 결과) 세월호가 급변침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좌우로 방향을 바꿨고, 급변침 직전에는 배를 왼쪽으로 크게 틀었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급변침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방송에서 조류가 거세지도 않은 상황에서 세월호가 지그재그로 운행하다가 급변침한 것은 의도성이 짙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장은 이후 ‘고의 침몰설’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그 ‘고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여러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급변침 이유’는 아직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조타수의 실수, 조타기의 고장, 고의 급변침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겨레, '정부는 세월호 진실을 감추려한다. 2015.4.16보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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